삶의 향기

풀잎/휘트먼

concert1940 2008. 9. 25. 21:48
한 아이가 두 손에 잔뜩 풀을 들고서 "풀은 무엇인가요?"하고 내게 묻는다.

내 어찌 그 물음에 답할 수 있겠는가, 나도 그 아이처럼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것이다.

나는 그것이 필연코 희망의 푸른 천으로 짜여진 내 천성의 깃발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니면, 그것은 주님의 손수건이거나 하나님이 일부러 떨어뜨린 향기로운 기념품일 터이고

소유자의 이름이 어느 구석에 적혀 있어, 우리가 보고서 '누구의 것'이라 알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나는 추측하노니 - 풀은 그 자체가 어린 아이 ......(중략) 너 부드러운 풀이여, 나

너를 고이 다루나니 너는 젊은이의 가슴에서 싹트는지도 모를 일이요

내 만일 그들을 미리 알았더라면, 나는 그들을 사랑했을지도 알 수 없는 일이다.

어쩌면 너는 노인들이나, 생후에 곧 어머니들의 무릎에서 떼어낸 갓난아이에게서 나오는지

도 모르는 터....(중략) 그 젊은이와 늙은이가 어떻게 되었다 생각하며 여자들과 어린 아이

들이 어떻게 되었다 생각 하는가

그들은 어딘가에 살아서 잘 지내고 있을 터이고

아무리 작은 싹이라도 그것은 진정 죽음이란 존재하지 않음을 표시해 주고 있는 것일지니

만일에 죽음이 있다면 그것은 삶을 추진하는 것이지 종점에서 기다렸다가 삶을 붙잡는 것

은 아니다.

만물은 전진하고 밖으로 전진할 뿐 죽는 것은 없고, 죽음은 사람들의 상상과는 달리 행복

한 것이다.

- 월트 휘트먼(Walt Whitman. 1819~1892)의 '풀잎'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