쟤들이 내 딸이에요

악기가 작아서?

concert1940 2008. 11. 26. 22:21
악기가 작아서


셋째가 초등 2학년 때 한국콩쿨이 있는 날이다.
아침부터 설레는 마음이 진정되지를 않는다.
작년에 <월간 음악> 콩쿨에서 우승을 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더 큰 욕심을 갖게 되는 것일까.
예선을 통과한 아이가 여섯 명이다.
본선 날, 비로소 다른 경연자의 악기를 유심히 보니 모두가 풀 사이즈의 악기를 들고 있지 않은가.
희정이의 바이올린은 4분의 3짜리인데,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백선생님도 당황하시는 것 같다.
제 팔 길이보다도 더 큰 악기를 들고 켜는 다른 아이들이 애처롭게 보이기는 해도
우선 소리가 셋째의 바이올린과는 판이하게 차이가 난다.
내 잘못이야. 내가 좀더 콩쿠르에 대해서 연구를 했어야 했어.
아름다운 소리를 켜고 있는 희정이가 눈물이 나도록 가여웠다.
그래, 이번 콩쿨은 엄마 때문에 졌다. 악기가 작아서 불리했어. 스스로 췌면을 걸면서 중얼거렸다.
나는 스스로 나를 위로하며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내년 희정이가 3학년이 되면 큰 악기로 바꿔 주어야지.
안 되면 조상 탓이라고 했던가.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