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가

허 트리오 & 집시 마르타

concert1940 2011. 5. 6.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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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트리오 & 집시 마르타

 

허트리오 & 집시 마르타/김영태의 시에라 허인정의 발레

 

http://blog.naver.com/huhtrio/110020904922

 

효자동에 있던 진명여고와 나의 인연은 그 여학교 위에 있던 K고등학교를 다녔기 때문이다.

광화문에서 전차 타고 효자동 종점에서 내였다. 시내 한 복판 두 줄 선로 위로 다니던 전차는 지금 생각해도 낭만적이었다.

 

지금도 센프란시스코를 비롯 동구의 고도에는 전차가 다닌다.김동리 초기 소설'종점'에 밤 늦게 전차를 타고 떠나는 남자를 배웅하던 소녀의 모습이 는에 선하다.

 

1947년 진명여고에서 김정옥선생(전 세종대 교수 2대 발레협회장)이 발레를 가르쳤다. 현재 무용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중견 무용가들 최성이,박명숙, 정의숙. 조은미. 전미숙등이 이 학교 출신이다.

 

진명여고의 이웃한 K고등학교는 이화여고등 타 학교와 더불어 문예반 교류가 빈번했다. 당시 진명여고 문예반 반장이자 여왕이 1m70센티의 키에 미모였던 홍애자였다. 홍애자는 이화여대 국문과 졸업후 기자(현 코리아 해럴드)를 역임하고 수필가가 되었다. 에세이21 기획위원이며 수필문학 진흥회 기획이사인 홍애자는 '쟤들이 내 딸이에요'(1996), 공저 '그 안에 담고 싶은 것들' 필자의 표지화로 지난 3월 '뒷모습의 대화들' (선우미디어)수필집을 출간했다. 

 

허트리오는 홍애자의 세 딸들인데 지난 1월21일 유인촌의 시낭송을 곁들여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리스트의 '순례자의해'를 연주했던 취리히 콘서바토리 부학장이며 피아니스트인 허승연, 바이올리니스트 허희정(안양대 교수)국립발레단 해설이 있는 발레 '빈사의 백조'

를 연주했던 첼리스트 허윤정, 허울 쳄버앙상블 쳄발리스트 허진선이 큰 언니이다. 막내 허인정은 박인자 안무' 삼륜 자전거를 타고'에서 요염한 집시 마르타 역을 맡았었다.

 

필자가 들었던 알도 자클리니 연주 이후 허승연의 '순례자의 해'(아르스무지치)는 신뢰할만하다. 그녀는 2월24일과 25일 모차르트 소나타 환상곡을 이미 연주했듯 올해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에 도전한다. 7월에는 KBS교향악단과 모차르트 협주곡도 연주한다. '객석' 지면에서도 만났고 CD 표지에서도 조우했듯 허승연의 포즈, 그 자부름괴 외로움, 완만한 유혹의 경사는 모노톤 처리에서 진명여고 시절 어머니의 모습과 닮았다.

 

머지않아 출간 될 최영모 사진 집 1권 '발레리나'에 글을 썼을 때 음악 대신 춤을 택한 막내 허인정은 '징검다리를 건너오는 나비'였다.

 

쿠바 민속춤을 보러 갔었다. 객석에 앉아있는데, 어디서 나비 한 마리가 내 옆에 날아왔다. 허인정이다. 공연장 객석에서 만나면 나는 의자에 앉아있고 나비는 어디서 날아와 내 옆에 쪼그리고 앉는다. 나비는 내 손가락을 잡고 놓지 않는다.  몸이 차가운 늙은 이 손에 온기가 돈다. 계단에 쪼그리고 앉은 나비는 "늘 가벼운 美다.

 

나비는

풀밭을 지

징검다리를 건넌다

망설임이 잠시 비친다

내 손바닥 안에서

파닥거린다

떨림이 번지다 멎는다

 

이상한 색깔 같기도 하고

한업없이 비치는 조그마한 천같이....

 

항암 치료때문에 얼굴이 뒤틀린 나를 인정이가 걱정한다. "나는 말이다. '양철북'에 나오는 젊은 오스카야....지랄같이 부풀다 빵떡처럼 꺼지는 오스카란다" 나비가 웃는다. "그게 뭔데?" 이 사랑스러운 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