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샘

빌딩 몇개가 날라갔어요?

concert1940 2011. 8. 24. 17:46

 올 여름 방학에는 독일에 있는 애들과 미국에 있는 애들이 모두 모였다. 우리 집은 별안간 와글와글 벅적거린다. 정말 사람이 사는 게 별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식구들이 모여서 얼굴을 마주 보며 지낼 수 있다면 아무 것도 부러울 게 없을 것 같다.

 

 우리는 매일 매일이 잔칫집이다. 아이들이 한 마디씩만 해도 나는 몇번이나 말대꾸를 해주어야 하는 셈이니 저녁 때가 되면 입아귀가 뻐근할 지경이다.

 

 남편의 회사는 본사가 시내에서 많이 떨어져 있어 영업파트에서 일하는 사원들이 길에서 많은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시내 중심에다 영업 사무실을 마련하려고 이곳저곳 물색을 해 보았지만, 사무실을 지을 대지는 사지 못하고 임대를 하게 되었다.

 

 작은 빌딩이나마 지을 생각은 감히 할 수가 없을 정도로 땅값이 엄청나게 올라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이런 모든 것이 다 저희들 때문이라고 여긴 모양이다.

 

 아빠, 우리들 때문에 빌딩 몇 개가 날아갔죠?

남편은 아니라고 말은 하면서도 이렇게 아버지의 사정을 헤아릴 수 있는 아이들이 대견한 듯 입가에 웃음이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