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샘

나는 수필을 어떻게 쓰는가

concert1940 2008. 11. 14. 10:52
나는 수필을 어떻게 쓰는가

길을 가다가 혹은 지하철에 앉아 마즌편에 있는 사람들의 얼굴을 보다가 문득 떠오르는 소재가 있다.
그럴 때면 잊기 전에 메모를 한다. 대게는 메모된 것으로 수필의 소재를 담지 못하지만 하나 정도는 건지게 된다.
제일 어려운 것이 첫 문장이다. 이 첫 도입부문만 준비되면 다음은 거품이 일듯 머릿속에서 주제에 대한 생각이 떠오른다.
그러나 첫 문장이 그리 쉽게 만들어지는 게 아니어서 소재가 준비되어도
몇 날 며칠 혹은 몇 달이 되어도 글쓰기는 진행이 되지 않을 때도 있다.
비교적 나는 수필을 쓸 때 아주 일사천리로 쓰기도 한다.
실타래가 풀리듯 그렇게 술술 떠오르는 대로 쓰고 나서
다시 읽으면 수박 겉핥기식의 표면만 옷을 입힌 꼴이 되어있다.
우선 줄거리를 잡아놓았으니 몇 날이고 묻어놓고 식혜 삭이듯 삭힌다.
한달 후에 열어보면 과연 얼마나 우습꽝스러운지 그 모든 것이 눈에 들어오기 마련이다.
수필을 쓸때 시대적 배경과 환경을 생각하지 아니할 수 없다. 또한 사회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내 주변의 일들을 소재로 그 속에서 주제를 끌어내 읽는이와 함께 공감을 할 수 있어야 비로소 수필다운 수필이 되는 것이다.
주제에 맞는 예시를 들어 주제를 빛나게 하며 끝마무리를 자연스럽게 만든다.
억지로 끼어 맞추듯 했을 때는 무엇인가 조화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선 글을 쓴다면 문학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과연 문학으로서의 자존이 담겨있는지 아직도 의문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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