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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소나무들

concert1940 2012. 10. 9. 08:53

로마의 소나무들
Telomere (namdkim) 2012/10/03
로마 시내 곳곳에 처연하게 서있는 소나무들. 국내에서 보던 소나무들과는 다른 모습에 더욱 눈길이 갔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여 음악 감상하시면서 읽으시기 바랍니다.)
Pini di Roma (로마의 소나무, Ottorino Respighi 작곡, 1924)
Pini di Roma.jpg
지난 9월 중순에 다녀온 로마는 고대 유적지들이 신도시들 속에 적절히 자리잡고 신-구 조화를 잘 보여주는 도시 형태였다. 당연 고대 유적지들이 주는 장엄함에 눈길이 가는 것은 당연한 일...
그런데 유적지 외에도 가장 눈에 확 띄는 것이 하나 있으니, 로마 시내 곳곳에 있는 소나무들이다.
우선 '콜로세움' 밖에 자리잡은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개선문'과 부근의 소나무들을 한번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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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은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개선문'을 등지고, '산 그레고리오 거리'를 바라 보고 찍은 사진이다. 쭉쭉 뻗은 소나무들이 좌우로 촘촘이 자리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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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들을 보면 밑둥에는 가지들이 없고, 위에만 있는데, 이것은 오랜 기간 동안 로마 공무원들이 제대로 일을 했다는 것이다. 즉 잔가지를 쳐 주며 잘 관리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또다른 것은 소나무들의 키가 거의 일정하다는 것이었다. 이것은 사실 로마 방문이 끝날 때까지 풀리지 않았던 의문이었고, 또 나폴리 한국인 관광 가이드에게 물어 봐도 제대로 답을 못해 주던 것이었는데, 귀국후 확인한 결과 소나무의 최대 성장 한계 때문임을 알았다.
대개 소나무들은 약 30미터가 성장 한계인데, 아주 드물게 두배인 60미터까지 자라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유야 소나무 내에서 도관을 통해 물을 빨아 올리는 힘이 중력과 상반되면서 그 빨아 올리는 힘이 한계에 이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면 저 거리에 있는 소나무들의 수령은 얼마일까요? 답을 말하기 전에 몇군데 소나무를 더 보자.
인근에 위치한 '팔라티노 언덕'에 서 있는 소나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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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라티노 언덕에는 로마 건국 신화에 등장하는 쌍둥이 형제 로물루스와 레무스가 살았다는 유적도 있고, 또 언덕 자체가 부유한 귀족들의 주거지였기에 오래된 유적들이 많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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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 기원전 63년에 옥타비아노가 팔라티노 언덕 어디선가에서 태어나 나중 카이사르의 양자가 되고, 로마 황제 중 가장 위대한 황제 중의 한사람이라고 하는 아우구스투스, 즉 초대 로마 황제가 이곳에서 태어 났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팔라티노 언덕에 있는 소나무들은 그냥 서 있는 소나무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이런 소나무들이 '팔라티노 언덕' 외에도 로마 시내 곳곳에 거의 같은 높이로 쭉쭉 뻗어 있는 것이 대리석으로 된 로마 유적지들과는 또 다른 멋을 보여 주고 있었다.
'진실의 입'이 있는 '산타 마리아 인 코스메딘 교회' 뒷편에도 한 때 전차 경기장으로 사용했지만 이제는 아주 넓은 잔디밭으로 된 '치르코 마시모'에도 이런 소나무들이 둘러 싸고 있었다. 우선 '진실의 입'부터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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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치르코 마시모'의 넓은 잔디밭 광장과 주변의 소나무들도 봐야지... '치르코 마시모'는 '팔라티노 언덕'의 발치에 있으며 아래 사진 중 중앙에 우뚝 솓은 곳이 '팔라티노 언덕'이다. '치르코 마시모'는 한때 25만명을 수용했다고 하는 전차 경기장이었다고 하지만 이제는 그저 넓다란 잔디밭 운동장, 아니 그냥 공터로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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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소나무들이 로마에만 있지만 않고, 아마 이태리 반도 전체에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던데, 나폴리와 폼페이 투어를 하면서 확인할 수 있었다.
나폴리와 폼페이는 로마에서 버스로 약 3시간 떨어져 있다. 국내 Hello Travel에 예약한 뒤 Termini 역에서 이른 아침에 만난 20여명의 한국인들과 1명의 한국인 가이드와 같이 나폴리, 폼페이 등 이태리 남부투어를 갔다.
폼페이는 말로만, 글로만 읽었던 곳이라 실제 가 본다는 사실에 흥분이 되었는데, 유적지 입구부터 소나무들이 반겨주고 있었다. 우선 폼페이 유적지의 윤곽부터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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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8년 '헤르쿨라네움' 부근에서 우물을 파던 농부가 폼페이 유적을 발견한 뒤 부분적인 발굴은 있었으나, 1861년 이태리가 통일 국가를 이룬 뒤 대대적으로 시작된 폼페이 발굴은 오늘날까지 대략 70% 정도 발굴 완료 되었고, 아직도 발굴 진행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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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 유적지에도 로마에서 보던 소나무들이 거의 같은 높이로 빽빽이 둘러 싸고 있었다.
그렇지. 베스비우스 화산이 서기 79년에 폭발한 뒤 폼페이는 완전이 화산재로 몇년 덮여 있었을 것이고, 그후 소나무들이 심겨진 뒤 현재까지 생존하고 있다면, 대략 수령이 2천년 넘을 것 아닌가?
우선 폼페이 유적에서 북쪽으로 저 멀리 베스비우스 화산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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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로마의 '팔라티노 언덕'에 있던 소나무들도 길게는 2천년, 짧게는 천몇백년의 장구한 수령을 이어 오고 있는데, 소나무의 최대 키가 30미터 머무니 다들 거의 같은 높이로 로마를, 아니 이태리 반도를 둘러싸고 있을 것으로 생각하니 외경심이 들기도 하다.
물론 과거 2천년 동안 로마 반도에 무수한 전투와 전쟁이 있었지만 무수한 전란 속에서도 생존한 소나무들이 저렇게 자태를 뽐내고 있으니, 동양에서 온 필부인 나로 하여금 감탄을 금치 못하게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귀국 후 인터넷 서핑을 하는 중에 로마 소나무에 반한 사람들이 나만 아님을 알게 되었다. 국내 블로거들 몇분들도 로마 소나무에 대한 여행 후기를 남기도 했는데 더 중요한 것은 '로마 소나무'에 대한 클래식 작품이 있다는 사실이다.
오토리노 레스피기(1879-1936, Ottorino Respighi)라는 근대 이태리 작곡가 인데, 그의 대표작으로 '로마 3부작'이 있으며, '로마의 분수(1916)', '로마의 소나무(1924)', '로마의 축제(1928)' 등이다. 이 세 작품은 로마의 대표적인 풍물들을 노래한 교향시로서 레스피기 특유의 화려하고 세련된 기법으로 작곡된 관현악곡이라고 한다.
그 중 '로마의 소나무' (Pini di Roma, Resphighi)는 총 4부로 구성되며 제1부 "보르게제 저택의 소나무', 제2부 '카타콤페 부근의 소나무', 제3부 '자니콜로의 소나무', 제4부 '아피아 가도의 소나무'로 되어 있다. 작품 관련 해설은 나의 능력 밖이니, 다른 전문가들의 의견을 참조하시되, 경쾌하면서 웅장한 것으로 보아, 로마의 소나무들이 주는 풍경을 잘 담아 내는 것 같다.
Pini Di Villa Borghese.jpg
YouTube서 이들을 싶게 들을 수 있으니 '로마의 소나무'를 들으시면서 사진들도 감상하시기 바란다.
Pini di Roma (로마의 소나무, Ottorino Respighi 작곡,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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