쟤들이 내 딸이에요

교수에게 입문 하던 날

concert1940 2008. 11. 19. 14:46

교수에게 입문하던 날


두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자 S대 S교수님의 수제자인 오 양이 레슨을 맡았다.

선생님이 집으로 와서 레슨을 하니 훨씬 시간이 절약되고,

아이들도 집중을 하는 것 같다. 또 한 가지는

내가 아이들의 연습 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좋다.

체르니를 끝내고 소나타를 치기 시작하니 제법 음악다운 음악이 들리기 시작한다.

제각기 연습을 하는 시간은 내게 행복의 여신이 찾아오는 시간이기도 하다.

큰애가 초등학교 삼학년이 되자

나는 두 아이를 오 양의 교수인 S교수님에게 직접 사사하게 했으면 하는 욕심이 생겼다.

장충동 수정약국 근처에 있는 교수님 댁을 무작정 찾아갔다.

두 대의 그랜드 피아노가 나란히 놓여 있는 레슨실은 근엄한 분위기마저 감돌았다.

우리 아이들이 재주가 없고 음악성이 없다고 하시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에 마음을 졸이며 기다렸다.

"귀여운 것들, 둘 다 너무 재주가 있군요.

그런데 왜 다 피아노를 시키려고 하세요? 비교가 될텐데요."

재주가 있다는 말에 나는 다른 말은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이젠 교수님께 가서 공부를 하는 거니까 더 열심히 해야 한다.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 나는 두 꼬마에게 몇 번이고 다짐을 하고 또 하였다.

아이들은 각각 등에 돌 짐 하나씩을 짊어지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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