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샘

가을 사람/도종환

concert1940 2009. 8. 31. 07:20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할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하였기 때문에
나의 마음은 바람부는 저녁숲이었으나
이제 나는 은은한 억새 하나로
있을 수 있읍니다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눈부시지 않은 갈꽃 한 송이를
편안히 바라볼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할 수 없었기 때문에
내가 끝없이 무너지는 어둠 속에 있었지만
이제는 조용히 다시 만나게 될
아침을 생각하며 저물 수 있읍니다






지금 당신을 사랑하는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하는 잔잔한 넉넉함입니다  






그림 /  장용길 화백님
음악 / Gary Karr 의 콘트라배이스 연주
          - Una furtiva lagrima -

- JULI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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