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어가 알을 낳으려고 한다
물살을 가르며 가르며
신선한 수초를 찾아
잉어가 알을 낳으러 간다
잉어는 이곳저곳 헤엄쳐 갔지만
알을 낳을 수 없이, 수초들은
검은 기름에
마지막 숨을 거두었다
잉어는 슬퍼할 겨를 없이
또 다른 수초를 찾아
한없이 헤매다가
물살에 걸려있는
나뭇가지 하나 만났다
그나마 알을 맡길 수 있는
유일한 요람이기를..
마음이 놓이지 않는 잉어는
뒤돌아보고 또 보며
못믿어워 차마
돌아설 수 없는 잉어는
하염없이 물살에 밀려
흘러 흘러 멀어져 간다
새끼들의 탄생을 기도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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