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샘

잉어의 슬픔

concert1940 2009. 12. 7. 09:48

 

 

 

 

잉어가 알을 낳으려고 한다

물살을 가르며 가르며

신선한 수초를 찾아

잉어가 알을 낳으러 간다

 

잉어는 이곳저곳 헤엄쳐 갔지만

알을 낳을 수 없이, 수초들은

검은 기름에

마지막 숨을 거두었다

 

잉어는 슬퍼할 겨를 없이

또 다른 수초를 찾아

한없이 헤매다가

물살에 걸려있는

나뭇가지 하나 만났다

 

그나마 알을 맡길 수 있는

유일한 요람이기를..

마음이 놓이지 않는 잉어는

 

뒤돌아보고 또 보며

못믿어워 차마

돌아설 수 없는 잉어는

하염없이 물살에 밀려

흘러 흘러 멀어져 간다

 

새끼들의 탄생을 기도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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