戊子仲秋祈合格...무자중추기합격.
己丑秋夕窓外月...기축추석창외월
已過九月渺跡情...이과구월묘적정
細雨無聲無壁越...세우무성무벽월
무자년 중추절에
내가 관악산 기슭에서 합격을 빌고
기축년 추석에는
네가 창밖에 달이 무척 밝다고 했었는데
이미 아홉 달이나 지난 올해
아득해진 발자국처럼 사라져가는 정
가느다란 가을비
소리도 없이
너와 나 사이에
있는지 없는지
아마 없었으면 좋을
그 벽을 넘는구나
도시의 추석
여기서 30년 살았으니
이제 여기가 고향이제!
하던 김씨도
고향 찾아 떠났다
집 팔고 논 팔고
광 속의 종자씨까지 모조리 훑어왔다던
이씨도
홀린 듯 훌훌 나섰다
다 떠나버려
졸지에 유령의 城이 된 도시
그간
욕심이 너무 컸던 거야!
너무 메마르게 대했어!
사치심과 이기심만 가르친 꼴이지...
회한이 번지는
회색 지붕 위엔
달마저
어느 놈이 챙겨 가버리고 없다.
정 소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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