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음의 흔적 / 홍애자(유경)
아버지가
돌아오지 못할 먼 길을 떠났습니다
다시는 올 수 없는 길을
홀로 떠났습니다
누구도 벗 해 줄이 없는 길을
홀로 떠났습니다
빈 방엔 체취만 남아
두런두런 내게 말씀 합니다
나를 바라보는 사진 속 아버지
“내가 3세기를 살았지”..하시는 음성
다시 돌아보면 허허로운데
아버지의 미소가 떠다닙니다
아버지를 모시고 가던 마지막 길
내 팔에 의지하여 숨차던 발걸음
벽제동산에 훌훌 묻고
돌아서는 발부리에
두런두런 나누던 구수한 음성이
이제는 메아리로 가슴 저며 옵니다
하나 밖에 없는 딸의 가슴에
사랑의 메아리로 돌아옵니다
지워지지 않는
흔적으로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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