쟤들이 내 딸이에요

예지회 실내악 연주회

concert1940 2011. 8. 24. 17:41

   넷째 윤정이가 뉴욕으로 떠나고 나니 허전함이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가슴 한 구석에 구멍이 뚫린 것처럼 바람소리가 들린다.

  이젠 연습 소리도, 참견할 대상도 없어져 버렸으니, 나는 그야말로 무위도식(無爲徒食)하는 신세가 되어 버렸다. 그러나 마침 넷째 예고 동기생들의 어머니 모임이 생기고 그 이름을 󰡐예지회'라고 부르기로 하고 보니, 내 할 일이 무엇인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와 보배 어머니가 서둘러 󰡐실내악의 밤󰡑을 개최하기로 했다. 이런 일에라도 열중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지경에 처한 나로서는 이 준비가 활력소가 되었다.

 

 프로그램에서 전단 포스터까지 우리는 열심히 쫓아다니며 일을 했지만 교정을 보는 문제는 심각했다. 아무리 눈을 부릅뜨고 오자(誤字)를 찾아내려고 해도 오자(誤字)는 또 나온다.

 

 마치 활자들이 요술이라도 부리는 듯하여 우리는 마침내 교정보는 것을 포기하고 인쇄소에 맡기기로 했다. 각 매니지먼트에서 기획하는 모든 음악회가 거저 만들어지는 게 아님을 체험했다.

 

 연주회를 들으며 나는 첼로 파트에 내 딸 윤정이가 앉아 있는 상상을 해 본다. 이다음 2회 연주는 방학을 이용해서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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