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샘

배회/나희주

concert1940 2009. 7. 2. 12:29

(좋은詩)배회/나태주





    -배회/나태주-
    1
    사랑하는 사람아, 너는 모를 것이다
    이렇게 멀리 떨어진 邊方의 둘레를 돌면서
    내가 얼마나 너를 생각하고 있는가를
    사랑하는 사람아, 너는 까마득 짐작도 못할 것이다
    겨울 저수지의 外廓길을 돌면서
    맑은 물낯에 산을 한 채 비쳐보고
    겨울 흰구름 몇 송이 띄워보고
    볼우물 곱게 웃음 웃는 너의 얼굴 또한
    그 물낯에 비쳐보기도 하다가
    이내 싱거워 돌멩이 하나 던져 깨뜨리고 마는
    슬픈 나의 장난을
    2
    솔바람 소리는 그늘조차 푸른빛이다
    솔바람 소리의 그늘에 들면 옷깃에도
    푸른 옥빛 물감이 들 것만 같다
    사랑하는 사람아,
    내가 너를 생각하는 마음조차 그만
    포로소롬 옥빛 물감이 들고 만다면
    어쩌겠느냐 어쩌겠느냐
    솔바람 소리 속에는
    자수정빛 네 눈물 비린내 스며 있다
    솔바람 소리 속에는
    비릿한 네 속살 내음새 묻어 있다
    사랑하는 사람아,
    내가 너를 사랑하는 이 마음조차 그만
    눈물 비린내에 스미고 만다면
    어쩌겠느냐 어쩌겠느냐
    3
    나는 지금도 네게로 가고 있다
    마른 갈꽃내음 한아름 가슴에 안고
    살얼음에 버려진 골목길 저만큼
    네모난 창문의 방안에 숨어서
    나를 기다리는
    빨강치마는 흰버선 속의 따스한 너의 맨발을 찾아서
    네 열개 발가락의 잘 다듬어진 발톱들 속으로
    지금도 나는 네게로 가고 있다
    마른 갈꽃송이 꺽어 한아름 가슴에 안고
    처마 밑에 정갈히 내건 한 초롱
    네 처녀의 등불을 찾아서
    네 이쁜 배꼽의 한 접시 목마름 속으로
    기뻐서 지줄대는 네 실핏줄의 노래들 속으로
      
    **좋은 계절에 기쁨 가득하시구요.....
    즐거운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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