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샘

가을 손님/홍유경

concert1940 2009. 7. 5. 16:00
 

 

 

 

 

 

가을 손님

가슴에 가득 고인 속내
어느 곳에 흐트릴까

기개가 하늘을 찌르는
선비 옷자락

수즙은 아낙 적삼에 묻혀
소슬한 웃음 흘리며

성큼 다가선 바람소리
수런거리는 소리

폭염에 시달린 몸살 앓던
육신에 옷을 벗기고
수채화를 그린다

산사 풍경소리에 실려
붓을 휘저으며 찾아온
호탕한 화가의 영혼, 가을

진정 영원한 객(客)이런가
찬 서리 뿌리며 가버릴
무정한 사내인 것을.